우연히 유튜브에 어떤 학자가 공자의 "교언영색 선의인"을 언급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아니까 싶어서 이번 글에서 한번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교언영색 선의인
논어에서의 교언영색
"교언영색 선의인"은 논어(論語) '학이(學而)' 편에 나오는 말로, 공자(孔子)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교훈 중 하나입니다. 이 문구는 사람의 겉모습이나 말투가 매끄럽고 잘 꾸며져 있다면, 그 사람이 진정으로 어진 사람인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공자는 당시 사회에서 지식과 권력을 얻기 위해 겉모습과 말투로 사람을 현혹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는 진정한 어짐과 덕을 가진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내면의 진실성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공자의 이 가르침은 당시의 도덕적 혼란을 바로잡고,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이 문구는 단순히 말과 표정만을 경계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사람의 진심과 인격을 파악하라는 깊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논어에서 공자는 이러한 겉모습과 내면의 불일치를 경계하며, 진정한 도덕적 기준을 확립하고자 했습니다.
공자의 철학과 교언영색의 중요성
** 공자의 철학은 도덕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인간 관계의 조화와 사회적 안정을 목표로 합니다. 그가 제시한 덕목 중 하나인 '인(仁)'은 인간의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진심과 사랑을 의미하며, 교언영색의 경계를 강조한 것은 이 '인'의 실천을 방해하는 요소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자는 인간이 본성적으로 선하며, 그 선함을 바탕으로 공동체 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사람들의 겉모습이나 말을 꾸며내는 것, 즉 '교언영색'이 이러한 본질적인 선함을 왜곡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교언영색을 통해 다른 사람을 현혹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행동은 공자가 중요하게 여긴 덕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입니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적 성장을 위해 내면의 진정성, 즉 진실된 마음가짐과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정성 없는 아름다운 말이나 행동은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의 본성이 드러나고 신뢰를 잃게 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공자의 철학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가치와 덕이 진정한 인간성을 결정짓는 기준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러한 교언영색의 경계는 공자가 제시한 '수기치인(修己治人)'의 철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수기치인은 자신을 먼저 다스리고 수양한 후에야 남을 다스릴 수 있다는 의미로, 겉치레가 아닌 내면의 성숙이 진정한 리더십과 인격을 형성한다고 가르칩니다.
고대 사회에서의 적용 사례
공자가 강조한 "교언영색 선의인"은 고대 사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이 교훈은 겉모습보다는 내면의 덕을 중시하는 문화적 가치로 자리 잡으며,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기준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사례 1: 관직 임명에서의 적용
고대 중국에서는 관료를 선발할 때 공자의 가르침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습니다. 황제나 고위 관리들은 관직에 적합한 인물을 선발할 때 그 사람의 겉모습이나 말을 중요시하기보다는, 그의 도덕성과 성실성을 평가하려 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교언영색으로 사람을 속이려는 자들을 경계하고, 진정으로 어진 사람을 발탁하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시대에 이 원칙이 완벽하게 지켜졌던 것은 아니지만, 공자의 가르침은 많은 경우 인재 선발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사례 2: 사마천의 사기에서의 인물 평가
고대 역사학자인 사마천의 『사기(史記)』에서도 공자의 교언영색 선의인 사상을 반영한 인물 평가가 다수 나타납니다. 사마천은 그의 역사서에서 여러 인물들의 내면과 진실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넘어서 그들의 동기와 진정성을 탐구하며, 교언영색으로 겉모습을 꾸민 인물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진정으로 덕을 갖춘 인물들을 찬양했습니다. 이처럼 공자의 가르침은 역사 기록에도 영향을 미쳐, 후대 사람들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공했습니다.
사례 3: 문학과 예술에서의 반영
고대 문학과 예술에서도 "교언영색 선의인"은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시나 소설, 그림 등에서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내면이 공허한 인물들이 종종 묘사되었고, 이들의 몰락이나 불행을 통해 겉모습이 아닌 진정한 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고대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등장하는 간웅 조조는 뛰어난 재능과 언변으로 유명하지만, 그의 교언영색이 결국 신하들과의 신뢰를 깨뜨리고 비극적 결말을 초래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처럼 교언영색 선의인은 고대 중국의 여러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깊이 반영되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을 넘어, 사회와 개인의 윤리적 기준을 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이러한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현대 사회에서도 이 교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교언영색의 문제
현대 사회는 겉모습과 이미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교언영색'의 문제는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SNS 시대의 겉치레 문화는 '교언영색'의 현대적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삶을 과장되게 포장하거나 실제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셀카, 화려한 여행 사진,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게시물들이 넘쳐납니다. 이는 현대판 '교언영색'으로, 진정한 자아와 실제 삶의 모습을 가리는 역할을 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교언영색'은 만연합니다. 과장된 마케팅, 허위 광고, 기업의 이미지 세탁 등이 그 예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보다는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화려한 광고나 포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정치와 언론 분야에서의 '교언영색'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정치인들의 허황된 공약, 언론의 선정적이고 왜곡된 보도 등은 현대 사회의 '교언영색'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줍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어떤 정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가 약속한 것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죠. 어쩜 본인은 그 말을 기억도 못하고 있는 듯싶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