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째 날 밤 쫄깃한 그린홍합과 와인으로 여독을 좀 풀어주고, 둘째 날 우리 일행은 마운트 쿡으로 데이투어를 가기로 했어요.

마운트 쿡 트레킹과 푸카키 호수
마운트 쿡은 테카포 호수에서 약 1시간여 거리에 있어요. 푸카키 호수를 따라 올라가는 길인데, 이 길이 경치도 좋아서 드라이브하기에 아주 좋은 길로 유명합니다.
우리의 첫 번째 베이스캠프가 테카포 호수이기 때문에 왕복 2시간여 거리로 데이트립을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코스였죠. 적당한 이동거리에 기분 좋은 드라이브 코스니 까요. 더해서 푸카키 호수 근처에는 남섬에서 가장 유명한 연어 맛집도 있거든요.
마운트 쿡으로 가는 길에 화장실도 갈 겸 알파인 연어 집에 들렀어요.

가게 뒤쪽 푸카키 호수 옆으로 테이블도 있어서 연어도 맛볼 수 있고, 간단하게 음료도 한잔할 수 있어요.

구름이 조금 있지만 해가 쨍해서 그런지 하늘빛도 호수 빛도 찐하고, 윤슬도 너무 반짝입니다.
드디어 마운트 쿡 입구, 한국 단체 관광분들과 마주쳤어요. 마치 일행인 듯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잠입 중, 단체 여행 가이드분의 설명을 엿듣고 있어요.

중국 단체들이 대부분인 이곳에서 한국인 단체, 더욱이 꽤 단정한 단체를 만나니 왠지 반갑더라고요.
뉴질랜드는 UV가 매우 강해서 썬크림은 기본이고, 이렇게 모자를 쓰지 않으면 까맣게 탑니다. 제 와이프도 모자를 따로 챙기지 못해서 저렇게 점퍼 모자를 뒤집어썼어요. 왠지 '우비소년'같은..

마운트 쿡하면 후커 벨리 트랙(Hooker Valley Track)이 가장 유명하다고 해요. 경치도 좋고 또 평지라서 트래킹이 어렵지 않고 기분좋은 여행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레이지 트래블이 모토인 저희는 짧게 걷는 걸 선호하며, '경치와 몸치의 적당한 트레이드'라고 변명하죠.
그런 이유로 저희의 목적지는 키 포인트(Kea Point)가 됐어요.

키 포인트까지 가는 짧은 트래킹 중에도 날씨는 계속 변했어요. 해가 쨍쨍한 여름이됐다가, 우박인지 헷갈릴 만큼 굵은 비가 오기도 하고, 또 모자가 날아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기도 하고 말이죠. 마치 1시간 안에 남반구의 4계절을 모두 보여 주고 싶은지 하늘의 구름마저 빠르게 움직이더라고요.
키 포인트에 도착하니, 하늘은 쨍하고 화창하게 변합니다. 뒷쪽으로 보이는 옥빛 뮬러 호수(Mueller Lake)도 더 반짝이고요. 왼쪽 뒤로 보이는 마운트 쿡 위의 만년설도 더 파랗게 보입니다.

이제 산을 내려가 집으로 돌아가겠어요. 오늘 밤에는 별을 볼 수 있겠지?